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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손수조가 불쌍하다

본인이 잠시 쓰고 용도폐기되는 패였음을 이제 알았을테니, 얘가 얼마나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지 잘 알 것 같다. 만나서 얘기라도 하게 된다면 정말 위로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고도 말해주고 싶다. 처음부터 자신을 좀 냉정하게 바라봤어야 했다.그쪽에서 자기를 띄워줄 때, 본인이 뭐 잘난 게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닌 줄은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본인에게 뭔가 있어서 그러는 줄로 착각한 것은 아니길 빈다. 마땅히 모셔 받들여질 사람이 아닌데 주변에서 그렇게 해준다면,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것 모를 나이는 아니지 않나. 그냥 외출 때 잠시 걸칠 화장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때는 헛된 희망에 들떴을 수도 있다. 그쪽에서 온갖 허황된 마스터 플랜을 제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순진하게 덥썩 믿어버린 모양이다. 제대로 된 사회생활 경험도 없고 뭐 하나 해본 게 없는 철없는 나이에는 그럴 수 있다. 어떤 사람이나 조직을 이해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들의 과거 내력을 보는 것이다. 과거만큼 어떤 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게 없다.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지금 하고 있는 말에 현혹되기 쉽다. 하지만 말은 아무 말이나 막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생각을 실천하고 책임을 지는 것인데도 말이다. 그 조직의 과거 내력을 봤을 때 젊은이들 속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 그들을 대변해줄 것이라고 봐줄만한 근거가 있던가? 없다고 봤으면 그렇게 생각해줄 이유가 없다.

본인 생각에는 자기가 이미지 관리용으로 이용당하고 용도폐기되는 것을 본 다른 청년들이 당에 남아있기 힘들거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앞으로 또 이미지 관리용 청년이 필요하게 되면 딱 본인 같은 사람이 또 덥썩 떡밥을 물고 신나게 분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본인에게 다시 그 떡밥이 제안될 수도 있다. 그럼 이번에는 진짜일까하는 헛된 기대를 갖지 않을 자신이 있나? 사람이 실수에서 배우기도 쉽지가 않지만, 부디 이번 일에서 뭔가를 배웠기를 바란다.

사족으로 얘의 인터뷰를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같은 지역 출신이고 대학도 비슷한 동네에서 나오고 해서 약간 호기심이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실망했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무엇을 고민해왔는지 전혀 볼 수 없었다. 특히 부모님이 지지하길래 따라 지지한다는 대목에서는 어이가 없었다. 이런 어이없는 애를 언론과 정당에서 얼마나 띄웠나. 박근혜의 애제자니 뭐니. 아마 대선 끝나고는 박근혜하고 말도 한마디 못섞어봤을 것이다. 그것을 보고는 내 20대 시절에 대해서 약간 반성도 했다. 옆에서 좀 띄워주는 사람 있다고, 그 사람이 잘못 보고 띄워주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걸 듣고 기고만장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짓을 한 적은 없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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