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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영하 19도와 29도의 차이

이번 겨울이 이상하게도 따뜻하다 싶었는데, 역시 방심은 금물이구만. 지난 1월 30일부터 이틀 연속, 화씨로 더블 디짓을 찍어버리는 추위가 엄습했다. 최저기온은 잘 모르겠고 아침에 애기 밥 차리고 날씨를 살펴보니 이렇게 돼 있더라.



내가 굳이 섭씨로 바뀐 스크린 샷을 올린 이유는, 화씨를 보여주면 사람들이 섭씨로 착각을 하더라고.



난 그동안 섭씨 영하 19도 근처로 내려가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왔다. 이번에 겪어보니 영하 29도와 19도는 큰 차이가 있네. 영하 29도가 되니까, 이 코딱지만한 집에 있는 모든 히터가 풀 가동을 해야한다. Furnace 하나에, 전기 radiator 2개가 쉴새 없이 돌아간다. 온도를 화씨 72에 맞춰놨는데, 이 온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영하 20도가 되면 얘네들이 한번씩 멈춘다.

회사에서는 집에서 쉬라고 그러고, 나오면 휴가를 하루 더 주겠다고는 했다. 그런데 이 날씨에 기차가 시간표대로 도착할지는 미지수라서 그냥 이틀 다 집에 있었다. 애기랑 있는 건 좋은데, 딱히 할 게 없네. 뮤지엄도 다 쉬어버리고 말이야. 뮤지엄을 해도 문제인게, 시카고에는 실내 주차장이 있는 뮤지엄이 별로 없다. 주차장에서 건물에 들어가는 동안 무사하기도 어렵겠더라.

뭐 그래도 하루종일 집에 있는 건 애기도 힘들어 한다. 갈만한 곳을 찾아봤는데, 딱 한군데가 있네. 바로 Chicago Public Library다. 거기 조그만 애기들 놀이 공간이 있는데 우리 애기 거기 풀어놓으면 잘 논다. 막상 가보니 우리 말고도 애기를 데려온 사람이 있더라. 날씨가 예사 날씨가 아니라 그 사람과 우리 말고는, 구석에 짱박혀 있는 노숙자 몇명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다른 미국 도시도 비슷하지 싶은데, Chicago Public Library는 이 도시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나중에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봐야겠다.

다행스럽게도 이날 이후로는 그렇게 추운 날은 없었다. 뭐 하루 정도 섭씨 -20도 찍은 날이 있긴 한데, 그것마저도 -29도에 비하면 참 살만한 온도라서 말이지. 앞으로는 소소하게 -10도 정도의 날만 있을 것 같다. 이번 겨울의 강추위는 이것으로 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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