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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운동 사흘째가 될뻔 했으나

월요일 아침 6시에 알람을 듣고 일어나려 했으나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주말 동안 애가 아파서 고생했더니 피곤했었나보다. 겨우 침대 밖으로 빠져나와보니 오전 7시가 다 되어가더라. 이래서는 회사에서 운동을 할 수가 없지. 샤워를 하고 아침거리를 챙겨서 집을 나섰다.

어느 공학도 출신 요리사가 요리 방법의 효율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온도가 dense material을 통해서 전달되는게 요리 시간을 단축한단다. 뜨거운 공기를 통해서 재료를 데우는 것보다 뜨거운 물로 익히는게 빠른 것은 공기보다 물이 dense하기 때문이다. 같은 공기라도 습기를 많이 머금으면 dense해진다. 그래서 같은 더위라도 건조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은 차이가 난다.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습기가 실제로 열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추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요리사의 말이 갑자기 생각난 것은 이날을 날씨 때문이다. 폭설이 내리고 있는데 온도는 섭씨 영하 10도 아래였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길을 걷는 것도 고역인데 오지게 춥더라. 그리하여 기차역 플랫폼에 올라간 시간은 오전 7시 36분이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더라. 기차가 안온지 한참 되었다는 뜻이다. 이번에 도착할 기차가 만원일거라는 뜻도 된다.

제작년만 하더라도 오전 8시 근처에만 역에 가면 널널하게 기차를 탔다. 만원 기차에 몸을 구겨넣는 것은 대충 8시 20분부터였다. 그런데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 8시부터 기다려도, 기차 한두대 쯤 그냥 보내고야 올라타는게 예사다. 퇴근할 때도 그렇다. 확실히 다운타운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숫자가 늘어난 것 같다. 최근 몇년간 미국 잡마켓이 좋았고, 시카고도 마찬가지였다. 이래서 그냥 아침 일찍 갔다가 일찍 퇴근하려고 했던거다.

만원기차가 왔는데, 다행히 내 몸 구겨넣을 공간 정도는 있더라. 염치불구하고 들어갔다. 플랫폼에 눈 맞으며 서 있는게 너무 춥다. 뭐 다들 이유가 있어서 그 시간에 기차에 탄 사람들이다. 꽉꽉 껴서 가도 다들 이해해준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인도나, 출퇴근 시간 풍경은 다 똑같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계단을 내려갔다. 사실 다리가, 아니 골반이, 아플까봐 걱정했는데 주말 동안 나았나보다. 지난 금요일에 스쿼트를 오랜만에 했더니 어찌나 골반이 쑤시던지… 뭔 대단한 무게를 놓고 한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삐걱대는 몸뚱이가 애처롭다. 어찌됐든 평생 갖고 다녀야 하니까 지금부터라도 관리를 잘 해야지. 내일부터 다시 운동 시작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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