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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미국에서 오클리 프리스크립션 렌즈 주문하기

미국에서 오클리 프리스크립션 렌즈 맞췄을 뿐인데, 미국 의료의 참상을 온 몸으로 겪은 기분이다.

시작은 간단했다. 내게는 오클리 선글래스가 있다. 몇년 전에 $130 정도 주고 산 것인데 도수는 들어가 있지 않다. 그래서 선글래스와 콘택트 렌즈를 같이 사용하거나 그냥 선글래스만 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이게 불편한거다. 그냥 도수 들어 있는 선글래스가 있었으면 좋겠더라. 다행히 오클리는 prescription lens를 팔기 때문에 그냥 렌즈만 갈아끼면 된다.

오클리 지정 안경점이 몇군데 있더라. 집 근처에도 있고, 회사 근처에도 있다. 아무래도 회사 근처가 편할 것 같아서 그리로 갔다. 근데 예약을 하라더라. 시간이 꽉 차서 며칠 기다린 후에 드디어 안경점에 갈 수 있었다.

그래 갔다. 오클리 프리스크립션 렌즈가 필요하다고 먼저 말했다. 각종 신상과 의료보험에 대한 정보를 적어놓고 기다리니 의사가 와서 작은 방으로 안내했다. 정말 온갖 검사를 다 하더라. 내가 말을 못 알아 들어서 뭔지는 모르겠는데 안압도 포함되어 있었다. 난 그냥 프리스크립션 렌즈가 필요해서 거기 갔을 뿐인데 안압 검사는 왜 하는 건지. 검사가 끝나고 나니 comprehensive eye exam이라면서 $130이 청구되어 있었다.

난 그냥 내 시력 측정한 게 필요했을 뿐인데 왜 오만걸 다 하고는 이 돈을 청구하는 거냐고. 집 근처에 있는 곳에 가서 할 걸 후회를 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여기는 다운타운이라 아무래도 비쌀 수 밖에 없단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합리적인 가격이란다. 세상에 시력 검사 하러 가서 $130 냈는데 그게 합리적인 가격이다. 바로 이 동네. 다운타운 시카고에서 말이다.

놀라기엔 이르다. 오클리 프리스크립션 렌즈 가격은 자그마치 $300이 훌쩍 넘었다. 그래서 청구된 가격은 무려 $500에 가깝다. 야 어떻게 세상에 이런 일이 있냐. 오클리 렌즈 가격을 듣고보니 eye exam 비용이 하찮게 느껴질 정도다. 오클리 렌즈의 원래 가격은 대략 $60~70 정도 된다. 도수를 넣으면 비싸질 걸 예상했다. 하지만 그래봐야 $150이라고 생각했는데, 씨발 $150은 개뿔 $325라는 무지막지한 숫자가 찍혀 있더라. 거기다 세금은 별도!

어떻게 $60짜리가 도수 좀 넣었다고 $325가 되냐고! 한국에서면 진짜 좋은거 하나 사고도 많이 남는 돈이다. 난 이미 프레임은 갖고 있으니까 렌즈만 바꾸면 편하고 쌀 줄 알았는데 이게 뭔 날벼락이냐. 그럼 대체 내 선글래스에 돈이 얼마나 들어간거야. 토탈 $600 들어간 선글래스 되시겠다. 이거 뭐 아내의 명품 선글래스를 내가 뭐라 할 수 없게 됐다. 가방에 대충 넣어 다니던 선글래스였는데 이걸 모시고 다니게 생겼다.

이런 일이 안경 맞추면 자주 있는 모양이다. 좀 좋은 렌즈에 도수 넣으면 이 가격이 나온단다. 친구 하나는 내 이야기를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 자기도 그정도 줬다면서. 이래서 예전에 내 안경을 깔고 앉아서 부순 친구가 그렇게 미안해 했었구나. 이렇게 안경이 비싸다보니 이 동네 사람들은 안경을 안경점에서 사지 않는다. 대신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쓴단다. 월마트 같은 곳에 가면 자기가 렌즈를 주문할 수 있단다. 물론 이러기 위해서는 자기 시력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겠지.

앞으로 가능하면 안경 맞추러 안가야겠다. 혹시 한국 가면 안경 여러개 해 와야지. 치과는 더 비싸다는데 진짜 안가고 가능한 버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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