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mple Life

미국 안경점 체험 2편

이 글은 지난번 미국 안경점 사건의 업데이트다. 제목을 “오클리 사지마라”라고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http://sharpe.tistory.com/170

예상 외로 많이 비쌌지만 하여간 주문을 했고 물건이 도착했다. 그런데 물건이 멀쩡했다면 내가 이 글을 적고 있진 않겠지.

선글래스 nose pad 한 쪽이 없었다. 오클리 지정 안경점에서 프리스크립션 렌즈를 주문하면 렌즈가 배송되어 오는 게 아니더라. 그냥 선글래스 자체를 오클리로 보내고 공장에서 렌즈를 갈아끼워서 다시 보내준다. 뭔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장에서 이걸 빼먹고 보낸거다. 에휴 일을 대체 어떻게 하는건지. 안경점에서는 원래 없었던 것 아니냐고 물어보는데 난 이게 빠지는 건지도 몰랐다.

안경점이 어지간한 부품을 많이 갖고 있는 모양인데 Asian fit은 없어서 오클리에다 주문을 해야 된다고 했다. 일주일을 후, 물건이 왔다고 해서 가질러 갔다. 그런데 망할! 이번에 받은 물건은 또 Asian fit이 아니었다! 도대체 오클리는 일을 발로 하는 건가. 안경점의 직원도 당황하더라. 뭐 별 수 있나. 다시 주문 넣어야지. 이놈의 안경점도 참 그런게 물건을 좀 확인해보고 사람을 불러야지 사람부터 부르고 그걸 확인하고 있으면 되나. 게다가 그냥 서양인용 nose pad를 쓰지 않겠냐고 묻더라. 왜 이리 병맛나는 질문을 자꾸 하는거냐.

사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도수가 잘 안맞다. 새로 시력 측정을 했음에도 이 선글래스를 끼면 내 안경보다 더 번져보인다. 안경점에서는 적응이 안돼서 번져보인다고 말은 하는데 그냥 하는 소리인 것 같다. 보통 새 안경을 맞추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한다. 그런데 새 안경이 또렷하게는 보이지만 어지러워서 문제였지 더 번져보인 적은 없었다.

안그래도 이런 일이 있을까봐 좀 걱정했다. 굳이 다운타운에 있는 안경점에 간 것도 이 때문이다. 다운타운에서 가게를 유지하는 것은 비싸다. 만약 얘네들이 일을 못한다면 어떻게 여기 있을 수가 있겠는가? 이정도로 비쌀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얘네들이 일을 잘 할거라고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여길 간 거였다. 그런데 결과가 이게 뭐냐. 돈만 많이 쓰고 prescription은 정확하지 않고. 처음엔 오클리가 도수를 잘못 넣어 온 줄 알았다. 근데 prescription대로 만들어진 게 맞단다. 다시 의사를 만나보고 얘길 해보라는데 렌즈값만 300불이 넘는 돈이 들어간 이 선글래스는 어쩌란 말인가.

다음 주에 안경점 의사한테 예약이 하나 더 있는데 그 때 말해봐야겠다. 만약 무사히 내 선글래스를 고치고prescription을 확인하는 게 안되면 그 때 가서 이 글 3편을 쓰고 있겠지.

내가 다른 나라 사정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혹시 미국 올 계획 있는 사람이라면 꼭 안경은 여러개 맞춰서 오시라. 난 몇년간 한국 안갈 것 같은데 이놈의 안경을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오클리, 오클리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제대로 된 물건만 받는다면 제품 자체는 마음에 든다. 하지만 제대로 받기가 너무 힘드네. 한국에서 오클리를 샀을 때는 그냥 가게에서 사서 들고 나왔다. 이러면 잘못될 일도 없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어째 항상 주문을 오클리 본사에다가 넣어서 우편으로 물건을 받았다. 아주 높은 확률로 결과가 안좋다. 심각하게 하자가 있거나 엉뚱한 게 배달되어 왔단 말이다. 구멍가게도 아닌데 QC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 매번 하자를 리포트하고 물건을 다시 보내서 받는데 아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했다. 해당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은 덤이다. 애초에 필요해서 주문한 게 아니었던가.

아마도 이번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다시는 오클리 제품을 사지 않을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