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돌이 선배들의 해외생활 이야기

미국에서의 직장생활

“미국에서 회사 다니는 거 어때?”

여기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이 질문을 아주 많이 받았다. 내가 뭐라고 대답을 했는지 잘 모르겠데, 분명히 제대로 답해주지 못했을 거다.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오래 했다고 해도, 겨우 한 달 만에 이 새로운 직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내기란 불가능했겠지. 특히나 첫 출근을 해보니 매니저가 휴가 중이어서 최근 금융 규제나, 이자율 모델에 대한 자료만 들여다보고 있었던 시간만 3주였다. 짧게 잡아도 일 년 정도는 사람들이 내게서 뭘 기대하는지도 제대로 몰랐다.

비록 내가 적지 않은 시간을 헤매긴 했지만, 직장의 의미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해외가 아니더라도, 어딘가 정착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직장이다. 직장은 인간관계의 시발점이 되고, 커리어를 이어 나갈 디딤돌이기도 하며, 내가 안정된 생활을 하는 버팀목이다. 특히 해외에 사는 사람이라면 취직을 함으로써 체류 신분을 해결할 수 있다. 처음 미국에 온 순간부터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장생활에 잘 적응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고 하지. 미국에서 회사를 다니는 것이나 한국에서 일하는 거나 그 본질은 똑같다. 한국에서 직장생활 잘 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 와서도 성공할 거라 본다. 허나, 이면에는 무시할 수 없는 차이점도 공존한다. 내가 살아온 동아시아와 적잖이 다른 문화권에서 뿌리를 내리는데 어려움이 없기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 차이점, 어려움, 놀라운 점, 매일매일 겪으면서도 적응하는데 급급했던 시절이 몇 년 동안 이어졌다. 다행히 지금은 이 모든 것들이 편하게 된 것 같다.

2011의 여름으로부터 2020년의 겨울에 이르기까지, 내가 겪은 일들과 느낀 것들을 정리했다. 지금 내가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이 얘기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 아닐까 싶다.

————————————————————-
본문은 ‘공돌이 선배들의 해외생활 이야기’에 실린 글입니다.

반응형

'공돌이 선배들의 해외생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쟁  (4) 2021.02.05
2011년 6월 1일  (0) 2021.02.04
따뜻한 말 한마디  (0) 2021.02.02
이 산이 아닌가 봐  (0) 2021.02.02
올바른 트랙에 올라서기  (0) 202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