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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노숙자와 불법 이민자들 올 여름을 지나면서 좀 다르게 느낀 게 하나 있는데, 시카고에 노숙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시카고에만 늘었냐 하면 또 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사는 서버브 동네에도 보인다. 노숙자가 있기 힘든 동네인데, 아침에 조깅하러 공원에 갔다가 그런 사람들 좀 봤다. 그 사람들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겠지. 우리 동네에서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해서 아직 크게 불평하는 사람들은 못봤는데, 이게 시카고에 노숙자 수가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지 싶다. 나는 시카고가 노숙자들 살기에 좋은 도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름이야 그럭저럭 지낼만 하겠지만 겨울이 되면 진짜 거리에서 살기가 불가능해진다. 노숙자들도 뭐 이런 걸 모르지는 않을텐데 왜 여기 있는 것일까? 자세한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난 이게 작년부터 유입된 불법 이민.. 더보기
첫째의 1학년 반 배정 발표 이 학교는 새 반과 선생님 발표를 개학 1주일도 안 되었을 때에 한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데 뭐… 나름 현명한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방법이란 없을테니까. 그리하여 어제 아침에 발표가 되었다. 아줌마들끼리 누가 어느 선생님에게 배정되었는지 문자가 불이 나도록 오더라. 결론적으로 좋은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는 반 배정이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 애를 괴롭혔던 그 XXX와 다른 반이 된 것이 만족스럽다. 사실 킨더 선생님으로부터 약속 받은 것이기도 했고 학교 입장에서도 이렇게 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걸 계속 놔뒀다가는 사고가 터지기 쉽거든. 한국에서도 자기 자식 괴롭히는 애에게 직접 물리력을 행사한 부모 사건이 있지 않았나. 미국이라고 그런 일 없으리라는 법 있나. 오히려 더.. 더보기
불링에 어떻게 대처할지 킨더 첫 주였는데, 마누라가 애들을 보고 와서는 누가 우리 애한테 못되게 군다고 했다. 그 XXX를 편의상 Z라고 하자. 근데 내용이라는 게 말도 안 붙이고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도 않는 등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한다는 거다. 그런데 마누라가 A를 봐도 얼마나 봤겠냐. 그냥 애들 학교 들어갈 때, 그리고 나와서 그 몇 분인데 그걸로 애들을 행동을 어찌 판단하냐고 생각해서 그냥 뭐 우연이겠거니 했다. 아무리 첫날부터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나는 내 눈으로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지. 그래서 내 눈으로 봤다. 아내가 말한 건 사실이었다. More or less. 그냥 없는 사람 취급 하더라. 처음엔 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저렇게 어린 애들이 의도적으로 저런 행동을 벌써 한다고? 우연이.. 더보기
첫째 아이 베프에 대한 단상 Fancy Nancy라는 TV쇼를 우리 애가 좀 좋아했다. Nancy라는 아이가 나오는데 6살로 설정되어 있다. 애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은데 각 에피소드의 스토리도 꽤 완성도 있더라. 애들 보는 거라고 대충 만든 게 아니더라고. 그 중에 내가 보고 가슴이 덜컹 했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친구들에게 카드와 쵸콜렛을 나눠줬다. 근데 실수로 베프에게 쓴 카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에게 전달된 것이다. 내용은 “넌 내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베스트 프랜드야.” 뭐 이런 거였지. Nancy는 무척이나 당황했는데, 정작 카드를 받은 아이는 너무나 좋아하는 거다. 베프만 초대하는 거라면서 Nancy를 자기 집에 초대를 하질 않나. Nancy는 사실 다른 아이에게 쓴 카드라는 사실을 어떻게.. 더보기
비극적인 일, 누구에게도 그냥 여느 퇴근 길이었다. 같은 시각, 같은 기차에서 내렸고 내가 항상 걸어가는 그 길로 향했지. 그런데 거기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더라고. 경찰들도 와 있고 말이야. 뭔 일인가 싶어서 둘러보니까 그 옆에 샌드위치 가게의 벽이 무너져 있더라.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점점 가게 안이 눈에 들어왔다. 세상에나 SUV 한 대가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난 그냥 어이쿠 별 일이 다 있구나 그러면서 집에 왔다. 근데 웬 헬리콥터가 위에 떠 있더라고. 방송국에서 취재하나 싶었지. 집에 와서 전말을 살펴보니 끔찍한 사고였다. 길 건너에 있는 세차장에서 차가 그냥 거기로 돌진을 한 거였다. 그냥 벽만 뚫고 들어갔으면 오히려 다행이었겠지. 운 없게도 그 벽 앞 인도에 이제 갓 중학교 졸업한 .. 더보기
내 손을 점점 떠나가는 첫째 아이 며칠 전에 우리 동네에 음악회가 있어서 다녀왔다. Music festival이라고 하는데, 공원에서 그냥 밴드가 신나는 음악 연주하고, 옆에서는 푸드 트럭이 와서 음식 팔고, 사람들은 잔디밭에 앉아 있고 춤도 추고, 뭐 그런 분위기였다. 우리가 미리 알고 있었던 건 아닌데, 첫째와 같은 art class 다니는 친구네가 알려줘서 같이 가자 뭐 이래 된 거였지. 돗자리에 앉아서 음식 먹고 있는데, 우리 첫째의 베프인 쌍둥이들이 나타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그리하여, 뭐 둘째는 내 무릎을 떠나지 않았고, 킨더 애들이 넷이 됐다. 무슨 강아지떼 마냥 이리 뛰어갔다 저리 뛰어갔다 하다가, 얼씨구 엊그제 플레이데이트 한 또 다른 친구를 만났다. 여기까지 다섯. 오늘은 진짜 쟤네들끼리 놀겠구나 싶은데 저 멀리서 또.. 더보기
BTS에 대한 기억 몇 가지 4-5년 전 일인 것 같다. Adler 천문대에 갈랬더니 street parking은 다 금지. 거기다 Museum Campus의 주차장은 평소보다 2배인 50불을 주차비로 받고 있더라.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천문대는 가지 않고, 대신 차이나 타운에 있는 뚜레쥬르에 갔지. 뭐 좀 흐름이 이상하긴 한데 진짜 이렇게 했다. 헌데 한산해야 할 오전의 차이나 타운이 꽤 북적거리고 있더라. 다들 보니까 좀 비슷한 티셔츠를 입고 있대. 뚜레쥬르에 들어갔더니 뭐 그냥 미어 터져나가더라고. 서론이 길었다. BTS라는 한국 그룹이 Soldier Field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었고, 거기 있는 사람들은 다 BTS를 보러 온 사람이었던 것이다. 내 앞에는 Detroit에서 온 어느 백인 부부가 앉아 있었다. 그들은.. 더보기
그대 슬픔까지 사랑해 Babylon을 봤다. 데미안 샤첼 감독의 라라랜드를 워낙 인상 깊게 봤기 때문에 꼭 이 신작을 보고 싶었다. 정말 훌륭한 영화였다. 흥행에는 아주 제대로 실패했다는데 그럴만 했다라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는 ‘영화’라는 불꽃에 날아든 불나방들, 그들의 화려한 몸짓과 사그러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영화에 대한 사랑. 영화의 환희와 기쁨 뿐만이 아니라 슬픔과 더러운 모습까지도, 그야말로 온전히 영화 혹은 영화 산업 그 자체에 바치는 사랑이다. 감독의 영화 사랑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라라랜드를 봤을 때도 고전 영화를 좋아하는구나 싶었는데 그 정도가 아니라 영화학도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최초의 영화까지 아우르는 것 같다. 이 모든 애정 표현을 진짜 풀 악셀을 밟으.. 더보기
Affirmative Action 위헌 판결 났네 내가 한국에서 GRE 공부 할 때 Affirmative Action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 때는, 뭐 내 인생 살기에 바빠서, 별 생각이 없었다. 내가 다인종 국가에서 자란 게 아니니 말이다. 다만 한국에서도 서울 대치동과 부산에 사는 학생은 서로 차원이 다른 사교육 기회를 갖고 있고 거기에 따라 입시의 결과가 다른 걸 보면서 뭐 그런 불평등을 좀 해소하려고 만들었나보다 뭐 이런 인상만 받았다. 사실 의도는 내가 이해한 게 맞았을지도 모른다. 근데 의도라는 게 아무리 좋아도 구현하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지. 난 Affirative Action 이런 거 그닥 효용을 모르겠다. 내가 대학 다닐 때 정원 외로 들어온 애들이 있었다. 외교관 자녀 이런 애들. 해외에 3년씩 4년 씩 옮겨다니다보면 한국의 입시.. 더보기
미국 학교의 관심사는 소셜 요새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국민학교 다녔던 1980년대에는 선생님들이 학생들 학업 말고는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본인에게 불똥이 튈 만한 사고가 아닌 한, 애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 없었다. 누가 누굴 괴롭히는지, 누가 누구하고 친한지 뭐 이런 거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뭐 말해봐야 소용도 없었고. 사실 이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한 반에 애들이 60명이 넘는데 어찌 그걸 일일이 본단 말인가. 그런데 이 동네는 분위기가 좀 다르네. 백인 동네라 그런지, 선생님이 애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 관심을 많이 쏟아준다. 아니 그 수준을 넘어 있다. 아직 애들이 어려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어쩌면 학업보다 소셜에 신경을 쓴다. 애가 괴롭힘이라도 당해서 학교 가기 싫어하면 그 순간 공부는 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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