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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톰 크루즈 형님도 힘이 빠졌어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Mission Impossible Dead Reckoning Part 1 이게 4K Bluray로 나와 있는 걸 보고는 빌려왔다. 충분히 재미는 있는데 왜 이러나 싶은 부분은 좀 있었다. 뜬금 없이 능력자 소매치기 Grace가 등장해서 Ilsa Faust를 대체해버리더라. 아니 톰 크루즈 형님 입장에서는 처음 본 소매치기일 뿐인데, 걔를 어떻게 믿고 같이 일을 하냐. 얘랑 톰 형님이 수갑을 차고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솔직히 너무 억지스럽더라. 이걸 웃어주길 바라면서 넣은 건지 그냥 멋있게 봐주길 원한건지... 안 웃긴 농담을 하는 직장 상사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냥 좀 자연스럽게 빡세고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 게 훨씬 이 시리즈의 정체성에도 어울릴텐데 말이다. 이놈의 소매치기.. 더보기
여자 농구로 본 자본주의 본고장 사람들 얼마 전에 NCAA 농구가 끝났다. 사실 나도 NBA는 예전에 좀 봤는데, 요새는 또 안 보고, 여자 농구는 관심 없다. 하물며 여자 대학 농구야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Caitlin Clark이라는 이름을 우리 첫째 아이가 알아 와서는 경기를 보고 싶다고 하는 거다. 집에 케이블도 없고, 일정도 좀 안 맞아서 라이브로는 못 보고 나중에 경기 영상을 찾아서 아이에게 보여줬다. 그런데 우리 딸내미는 어떻게 이 이름을 알고 있었는가 하면 학교 선생님이 이야기 했단다. Caitlin은 IOWA 대학에서 뛰고 있고 또 그 동네 출신이다. 아이오와주는 일리노이주 바로 옆 동네 아닌가. 마침 우리가 지난 봄 방학 때 여기 다녀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동네 사람들 중에는 아이오와주에 친척이 있거나, 거기 출신이거나, .. 더보기
남대문 안경 타운 나는 과외로 생활비를 벌어다 쓰는 가난한 대학생이었고, 조금이라도 싸게 안경을 맞춰보려고 용을 썼다. 누군가 남대문 시장에 가면 안경 싸게 할 수 있다고 알려줘서, 가본 적도 없는 남대문 시장을 용감하게 찾아갔다. 어디에 그 안경 타운이 있는지는 정확히 몰랐다. 하지만 어려워봐야 얼마나 어렵겠는가? 남대문 역인지 회현 역인지에다가 내려서 대충 들은대로 길을 찾아갔다. 그런데 내가 가는 길은 아무리 봐도 안경 타운 같지는 않았다. 그냥 사람들이 드문 드문 있는 골목길일 뿐이지 무언가를 파는 시장도 아니어 보였다. 뭐 그래도 어쩌겠는가. 여기 지나면 시장이 나오길 바라면서 계속 걸었다. 솔직히 나도 뭔가 잘못된 줄은 알았다. 그래도 너무 초행인 티를 안 내고 태연한 얼굴로 걸어가고 있었지. 천만다행으로 어느.. 더보기
박경리의 토지를 다 읽었다 20권짜리 책을 다 읽었네. 평생 읽어본 소설 중에 제일 긴 게 삼국지인데, 그건 10권짜리였고, 이건 두 배나 길다. 몇 달 동안 내 출퇴근 시간을 책임져줘서 너무나 고맙다. 출퇴근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그 외에도 병원에서 기다리는 시간 뭐 이런 의미 없이 보낼 시간을 채워줘서 정말 고맙다. 삼국지도 후반에 가면 주요 인물들이 죽으면서 힘이 확 빠지고 재미도 없어지는데, 토지는 끝까지 힘을 유지한다. 작가의 집중력과 끈기가 대단한 것 같다. 뭐 엄밀히 따지자면야 1부에 비하면 5부는 좀 늘어지는 느낌도 있고 재미도 덜하긴 하다. 그건 긴 시간을 다루는 소설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시작하면서 내가 감정이입을 했던 캐릭터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나오기는 하느데, 아무래도 애착이 .. 더보기
대놓고 이민자를 소재로 한 픽사의 신작 픽사의 신작, Elemental이 동네 도서관에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빌려와서 봤다. 아름다운 영화였다. 우리 둘째도 얌전히 앉아서 끝까지 봤다. 약간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아니 정말 내 이야기 같았다. 주인공과 주인공 가족을 보면 뭐랄까, Firetown을 보면 중국계 같아 보이기도 하고, 멕시코계 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냥 그들을 다 뭉떵거려서 표현한 것 같다. 뭐 나도 이민자로써 여기 자리 잡고 주류 사람들과 어째 섞여서 살아볼라고 아등바등 하다보니까 주인공 가족의 입장이 남 일 같지가 않았다. 아는 사람 생각도 나고 말이지. 영상도 아름답고 해서 난 재밌게 봤다. 헌데, 내가 잘 봤다는 게 이민자들하고 잘 지내야 된다는 영화의 메시지가 감동적이어서는 솔직히 아니다. 뭐 서로 다른 인종들끼리 .. 더보기
학력 사칭 사기꾼에 대한 기억 하나 내가 그 사기꾼을 직접 아는 건 아니라서 많은 걸 알지는 못하는데, 제법 가까운 사람들이 이리 저리 엮였던 일이라, 돈도 좀 떼인 사람 있고 해서 가슴이 철렁했었다. 이 사건은 어느 종교 단체에서 생겼다. 공부를 못하던 어느 여자 고등학생이 뜬금 없이 서울대학교에 붙었다고 구라를 친 게 그 시작이다. 교회에 나가서 내가 어느 대학 무슨 과 다닌다 그러면 학생증 까면서 확인하지 않잖아.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거지. 그래서 이 여자는 종교 단체에 가서 구라를 쳤다. 그런데 인원 수가 많은 학과, 예를 들면 의예과 같은 데 붙었다고 하면, 한 두다리 건너서 쉽게 검증이 되잖아. 또 이왕 구라를 까는데 들어가기 어려운 과에 붙었다고 하는게 더 폼이 나니까 당시 정원이 스무명 정도 밖에 안 되고 커트라인이 최상위권.. 더보기
비트코인의 가치 내가 예전에 비트코인에 대한 글을 하나 썼다. 내재 가치가 0이기 때문에 결국엔 가격도 거기에 가깝게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비트코인의 ETF도 만들어지고 가격이 7만불을 돌파하네 마네 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나는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내재 가치가 0이라는 의견도 이제는 달라졌다. 나는 시야가 그렇게 넓지 못하다. 그냥 엔지니어로써 사물을 볼 줄 알지 뭔 대단한 비전을 접했을 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였다. 투자를 하려면 내재 가치가 필요하다. 난 아직 이렇게 생각한다. 내재 가치를 생각하면 필연적으로 용도를 알아야만 한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지 10년이 넘었지만 범죄자들 돈세탁말고 다른 용도가 증명된 적이 없다. 그러니 비트코인은 내재 가.. 더보기
바람직한 교육은 ‘여름날의 추억’이었네 내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게 국민학교 2학년 때다. 바야흐로 체르니를 시작하자 어머니께서는 피아노 선생님에게 찬송가 반주를 포함시키게 했다. 그런데 찬송가 반주는 어렵다. 거의 모든 터치에 화음이 4개씩이나 들어간다. 거기다 다 장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찬송가 반주는 이제 체르니 30을 치네 마네 하는 아이에게는 많이 버겁다. 피아노 선생님도 어렵다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어머니께서 고집을 피우신 모양이다. 뭐 어느 누가 체르니 시작하더니 찬송가 반주를 하더라 이런 거 들으셨겠지. 재능이 특별한 애는 그랬을 수 있는데, 나는 아니었다. 아무튼 그래서 연습곡에는 매번 찬송가가 껴 있었고, 나는 적지 않은 시간을 거기에 쏟아부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찬송가를 치고 싶지 않았다. 아름다운 곡들이야 물론 .. 더보기
죽어도 되는 놈 그냥 옛날 일 생각이 하나 났다. 공대생인 나와 사회대생, 의대생인 이렇게 셋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영양가는 하나도 없는 얘기들이었지. 사회대생 친구가 문득 얼마 전에 죽을 뻔 한 일이 있었다며 진지하게 각 잡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거다. 어느 날 술을 퍼먹고 그 다음날 깼는데 구토가 끊이지를 않더란다. 10분마다 오바이트를 했단다. 속에 있는 걸 다 게워냈으면 이게 멈출 줄 알았는데도 계속되더라네. 이러다 진짜 죽겠다 싶어서 약국에 갔다. 가는 동안에도, 움직이니까 멀미 비슷하는 걸 하는 건지, 계속 토했다네. 가까스로 약국 문을 열고 들어가서 “저기요 제가 어제 술을 좀 많이 먹었는데 진짜 죽겠거든요.”로 시작해서 설명을 했더란다. 약사가 웃으면서 약을 줬는데, 무슨 일이 있.. 더보기
자기애성 성격장애자 옆에 계신 분들께 내가 참… 이러고 싶어서 이래 된 건 아니고 자기애성 성격장애에 대해서는 잘 알게 되었다. 차라리 몰랐으면 싶은 것들이긴 하다. 흔히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라고 하면 잘난 척 오지게 하고 다니는 사람을 상상한다. 뭐 그리 틀린 말은 아닌데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 게 자기애성이라는 말만 붙어 있지 엄밀히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다. 사랑하는 것은 본인이 이상화한 자신의 이미지다. 또 다른 사람들이 마땅히 그러한 모습으로 봐줘야 하는 게 바로 이 성격장애다. 따라서 겉으로 하고 다니는 짓은 본인이 어떤 모습으로 자기 자신을 이상화했느냐에 달려 있다. 그냥 부유하고 똑똑한 사람 정도로 본인의 이미지를 정했다면 잘난 척이 엄청 나오겠지. 근데 본인이 겸손한 사람으로 이미지를 정하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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