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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정규 정보원이 생겼다 우리 첫째는 아직 생각하는 거나 행동하는 게 애기 같다. 질문을 하면, 제대로 된 대답이 잘 안 나온다. 아주 범위가 작은 질문, 그러니까 “이 감자튀김 짜?” 이런 질문에는 제대로 된 답을 주는데, 종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질문, 그러니까 “오늘 학교 어땠어?” 이런 건 제대로 답을 못 한다. 잘 해봐야 그냥 단편적인 조각들만 들려줄 뿐이다. 순서도 뒤바뀐 게 많고, 몇 주 전에 있었던 일을 방금 전에 있었던 것처럼 얘기해주는가 하면, 진위도 의심스러운 게 많다. 얘가 어디 특별히 모자라서 그런 건 아니다. 애들이 원래 이렇다. 저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려면 일단 그날 학교에 있었던 일을 머릿 속에 나열해야 하고, 그 중에 중요한 것들을 판별해내서 다시 언어로 구성을 해야한다. 이게 아직 안 되는 거지... 더보기
남자는 여자와 다르다 딸과 아들을 모두 키워보니 역시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갖고 노는 장난감도 다르고 하는 행동도 다르네. 나도 남자다보니 아무래도 둘째의 행동에서 느끼는 바가 많다. 남자 어린 아이는 남성성에 대한 강한 갈망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남성적인 매력, 그러니까 물리적 힘, 카리스마 같은 것들에 대한 강한 끌림을 느낀다. 대표적으로 제복 입은 군인이나 경찰만 보면 환장을 한다. 첫째 아이도 경찰 보면 좋아하긴 하지만 둘째는 그냥 좋다거나 신기하다는 정도가 아니다. 선망하는 게 느껴질 정도다. 슬슬 좋아하는 영화나 캐릭터 같은 게 생길 나이이기도 하지. 둘째는 스타워즈에 환장을 한다. 얘가 줄거리는 당연히 이해를 못 한다. 그냥 그 배경이나 캐릭터만 좋아한다. 커다란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장면이나 전투 장.. 더보기
나무도 관리가 필요하네 나무는 그냥 심어놓으면 알아서 크는 줄 알았다. 대충 거름 한 번씩 주면 할 일 다 한 줄 알았지. 그런데 이것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우리집 앞마당에는 center piece격인 큰 나무가 있다. 마치 그린 것 같이 가지가 반원 모양으로 뻗어 있었다. 이 자리에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정말 멋진 나무다. 내가 이사 왔을 때부터 체급에 비해 잎이 많지는 않다고 생각은 했는데, 여기저기 죽은 가지가 많이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 두면 안된다고 해서 거름을 많이 줬고, 그러면 뭐 회복되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저기 가지 끝 부분이 먼저 죽어버리고, 그 게 차차 안쪽으로 진행이 된다. 그러면서 다른 가지가 갈라지는 부분을 만나면 멀쩡하던 그 가지도 죽어버린다. 결.. 더보기
미국 교육의 위기라는 데… 엊그제 박봉에 시달리는 미국 교사에 대한 뉴스를 읽었다. 미국이란 나라는 워낙 다양한 지역이 있어서 이게 모든 미국 교사들이 다 이렇다 뭐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내가 사는 서버브 같은 데로 나오면 학군이 작다. 내가 있는 학군은 어디 보자. 중 고등학교는 모르겠고 초등학교가 몇 개 있는데 얘네들이 커버하는 동네 인구 다 합쳐봐야 2만 정도일 것 같다. 그러니 공립 학교라 해도 이 학군별로 따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이 동네 학교 다르고 저 동네 학교 다른 것이지. 가장 큰 게, 일단 예산이 다르다. 부자 동네에 있는 학군 그러니까 school district는 예산이 많고 그보다 좀 못 한 동네는 적지. 부자 동네가 재산세를 많이 내니까 이건 뭐 어쩔 수가 없는 거다. 여기에 따라서 커리큘럼, .. 더보기
피아노가 안 쳐진다 피아노를 손에서 놓은지 어언 15년. 이 쯤 되면 다시 피아노를 치겠다는 맹랑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피아노 실력이 아주 그냥 뭐… 많이 줄었다. 쉽게 생각했던 캐논 변주곡이 안 쳐진다. 첫 페이지 치는데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줄 미처 몰랐다. 이제 음표가 훨씬 많은 뒷 페이지부터는 오른손 왼손 따로 연습해야겠다. 이 속도로는 한 달은 커녕 두 달도 어림 없다. 2008년에 치던 곡보다는 이게 훨씬 쉬운데 진도가 이모양이니 진짜 뭐 당혹스럽네. 난 뉴에이지 곡을 별로 쳐보지 않았다. 쉬워 보여서 그랬다. 캐논 변주곡만 해도 음표가 특출나게 많은 것도 아니고, 빠른 것도 아니고, 손이 클 필요도 없다. 게다가 다 장조 아닌가. 난 피아노 실력을 정말 늘이고 싶었다. 선생님에게도 피아노를 즐.. 더보기
피아노를 매일 연습 해야지 원래 계획으로는 첫째에게 바이올린을 시킬 생각이었다. 그래야 오케스트라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니까. 그게 되면 소위 스펙 관리도 되면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으니까 많이들 추천을 하더라. 애가 1학년이 되면서 당연히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마누라가 어쩌다 근처 한국 아줌마를 알게 됐는데, 그 집에도 나이가 비슷한 애들이 있다. 그 집에서 애들 피아노를 시킨다고 같이 하자고 한 모양이더라. 그 바람에 우리 애가 바이올린 대신 피아노를 시작하게 됐다. 사실 취미를 가지기엔 피아노가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현실적인 걸 따져보면 바이올린이 way to go인데... 참 엉뚱한 이유로 계획에서 벗어나게 됐는데 인생이란 게 이런 거지 뭐. 선생님은 일리노이주에 온 지 얼마 안 되신 분이라서 .. 더보기
10K 개인 기록 세웠다 우리 동네 10K 레이스를 또 뛰었다. 매년 여기 10K와 우리 옆 동네 10K는 뛸 생각이다. 작년 이 레이스가 내 첫 10K 레이스였지. 그 때 기록이 내 10K PR이기도 했다. 4마일 넘어서 퍼진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조금 준비를 했다. 긴 거리를 여러 번 뛰어보면서 퍼지지 않을 페이스를 대충 알아갔다. 그래서 이번에는 초반에 조금 빠르고, 중반에 살짝 느려진 다음, 막판에 페이스를 올리는 아주 정석으로다가 레이스를 뛰었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나서도 느낌이 좋았다. 그리하여 기록을 확인했는데, 52분 47초. 작년보다 딱 8초 빨라졌네. 난 1분이라도 땡긴 줄 알았는데 이게 뭔가… 뭐 그래도 PR을 세웠으니 만족한다. 뭐 근데 대단한 기록은 아니다. 전체 99명 중 35등. 내 divisio.. 더보기
마이너리티로 살기 뭐... 내가 백인 동네에 꼽사리 껴서 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이라면 동남아 사람이 한국 사람들 사이에 껴 사는 거랑 비슷하겠지. 마이너리티도 그냥 마이너리티가 아닌 게지. 엑스맨처럼 뭐 좋은 게 있는 마이너리티가 아니고 핸디캡 있는 마이너리티인 것이다. 아무리 요새 한국 이미지가 좋다 해도 뭐 이건 변하지 않는다. 이게 우리 가족의 삶에 영향이 있느냐… 하면 있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와 딱히 어울리고 싶어하진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영어도 뭐…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게 티가 나고. 애들 플레이데이트 상황을 보면 대충 파악이 된다. 우리 애를 일부러 배척하지는 않지만, 뭐 그래 보이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엮일 일이 드물고, 그냥 우리 애가 플레이데이트 하기에 선호도가 높은 것 같진 않.. 더보기
가볍디 가벼운 현대인의 인간 관계 집에서 기차역까지 걸어갈 때는 난 귀에 아무 것도 끼지 않는다. 보통 이른 새벽 시간이라서 마주치는 사람이 없다. 대신 이슬 맺힌 잔디와 나무를 보고 새소리, 벌레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천천히 걷는다. 이러고 나면 머릿 속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다운타운 시카고에서 길을 걸을 때는 조금 다르다. 항상 귀에는 이어팟, 눈에는 선글라스를 낀다. 처음에는 그냥 도시의 소음보다 음악이 좋고 눈이 부셔서였는데 이제 마냥 그런 이유는 아니게 되었다. 이렇게 다니면 잡상인과 눈이 마주칠 걱정도 없고, 구걸하는 사람이 말을 걸어오는 것도 무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하고 내가 별 상관이 없는 것도 사실, 그 사람들과 엮여서 좋은 일 생기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그 사람들을 최대한 무시하는 게 합리적.. 더보기
이걸 벌써 걱정하는 게 맞는 건지 며칠 전 일이다. 학교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세 가지씩 준비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아이는 favorite snack, favorate stuffed animal에다가 밴쿠버에서 찍은 사진을 favorite place to visit이라며 들고 갔지. 그런데 그 날 저녁 복수의 아이들의 입에서 Taylor Swift의 콘서트 티켓을 봤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 학교 다니는 1학년 엄마들의 채팅창은 터져나갔다. Taylor Swift 티켓이라… 내가 모르긴 해도, 최소 $1,000은 할 거다. 거길 애가 혼자 가진 않았을테니 4인 가족이면 $4,000. 이것도 대단한 행운이 따랐을 때나 그런 것이고 그게 아니면 뭐… 어지간한 사람은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금액일 터. 아무리 부자라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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