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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콜 그릴의 세계로 입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이고 그의 책 중에 가장 좋아하는 건 ‘먼 북소리’이다. 한국에 있을 때도 좋아했고, 지금은 오히려 뭐 태어난 곳과 다른 나라에 살고 있다는 점 때문인지 더 좋다. 이 책에서 한국에서 살 때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이 동네 살다보니 머리에서 떠나가지 않는 에피소드가 있다. 화로에 전갱이를 구워 먹는 것이다. 흔한 생선을 구워먹은 게 무슨 대수냐 싶지만,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장소가 그리스의 어느 섬이고 화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뭐 책에서는 풍로로 번역했는데 화로가 맞지. 제대로 된 생선구이 자체를 못 먹다가 동네 어느 주민이 저걸로 생선을 구워먹는 걸 보고는 빌린 게지. 비롯 숯이 없어서 나뭇가지를 화로에다 태우고 석쇠에 생선을 얹어서 구워먹었는데, 생선 살에서 나.. 더보기
시카고에서 한국 책 읽기 해외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다들 하는 얘기가, 한국 책을 읽기가 너무나 어렵다고 한다. 그냥 영어 책 읽으면 된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니들이 그만큼 영어를 잘 해서 그런 것이지 나는 뭐… 영어 책으로 읽으면 진도가 너무 천천히 나간다. 게다가 뉘앙스 같은 걸 이해를 못 하니까 들인 노력에 비해서 얻는 게 너무 미미하고 힘도 들어서 쉬는 느낌이 없다. 한국 책을 보려면 전자책 밖에 사실 방법이 없는데, 전자책도 나는 좀 불편하더라. 종이 책에 너무 익숙해져있다보니. 알라딘 US에서 구해다 보는 친구가 있어서 따라 해보려고 했는데, 아 진짜 너무 비싸대. 한국에서 얼마 하는지 뻔히 알고 있는데 훨씬 많은 돈을 주고 사려니까, 뭐 큰 차이가 안 난다 해도, 차마 못 하겠더라. 그런데, 우연히 보고싶은 한국.. 더보기
정규 정보원이 생겼다 우리 첫째는 아직 생각하는 거나 행동하는 게 애기 같다. 질문을 하면, 제대로 된 대답이 잘 안 나온다. 아주 범위가 작은 질문, 그러니까 “이 감자튀김 짜?” 이런 질문에는 제대로 된 답을 주는데, 종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질문, 그러니까 “오늘 학교 어땠어?” 이런 건 제대로 답을 못 한다. 잘 해봐야 그냥 단편적인 조각들만 들려줄 뿐이다. 순서도 뒤바뀐 게 많고, 몇 주 전에 있었던 일을 방금 전에 있었던 것처럼 얘기해주는가 하면, 진위도 의심스러운 게 많다. 얘가 어디 특별히 모자라서 그런 건 아니다. 애들이 원래 이렇다. 저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려면 일단 그날 학교에 있었던 일을 머릿 속에 나열해야 하고, 그 중에 중요한 것들을 판별해내서 다시 언어로 구성을 해야한다. 이게 아직 안 되는 거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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