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썸네일형 리스트형 코로나 아포칼립스 대충 끝 벌써 몇 주가 된 일인데, 머릿 속에 계속 맴도는 장면이 하나 있다. 단골 음식점에 저녁을 시켜놓고 가지러 가는 중이었다. 술집 몇 개를 스쳐 지나간다. 아주 그냥 예전처럼 술집이 북적북적했다.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밝은 얼굴로 모여앉아 술을 마시고 음식을 나눠먹고 있었다. 선남선녀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이 문득 아름답게 느껴졌다. 한국에 있을 때 '미인도'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허구헌날 춘화만 그려대는 신윤복에게 임금이 왜 이러냐고 묻자 신윤복은 '남녀가 서로 희롱하고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다워서'라고 대답한다. 사실 난 저 장면이, 아니 저 대답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아름다움'이란 마땅히 비범함이나 선망을 내포해야 한다고 여겼고, 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냥 본능에 충실한 모습들.. 더보기 첫째의 안경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대부분 내게 일어난 이은 내 책임이고, 내가 감당해야 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부터 조금 이게 달라졌다. 아이에게 생긴 일은 무엇이나 다 내 책임으로 느껴진다. 아이에게 뭔가 잘못된 게 있으면 그렇게 힘이 빠지고 내 자신이 insignificant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내가 딱히 잘못한 게 없어도 그렇다. 그냥 내 탓인 것 같고, 내 책임인 것 같다. 뭐 사실 아이와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니 내 책임은 어느 정도 맞다. 그게 심각한 일이 아니어도 그렇다. 그냥 무슨 일이건 그렇게 느낀다. 첫째 아이의 한쪽 눈이 잘 안보이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난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애가 피곤해서 시력검사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재검에서도 같은.. 더보기 둘째의 마일스톤 애를 키워 보니까 진짜... 랜덤도 이런 랜덤이 없다. 첫째가 좋아하던 젖병을 둘째는 거부하질 않나. 갖고 노는 장난감도 다르고 뭐 하여간 다른 게 너무 많네. 그래서 예측이 어렵다. 얘네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말이야. 어제 애기들 목욕 다 시키고 재우기 전에 잠시 놀려놨다. 둘이 잘 놀고 있어서 나는 그냥 방에서 이사갈 집이나 찾아보고 있었지. 첫째가 갑자기 아빠를 찾으면서 들어와서 내 손을 잡고는 둘째가 있는 데로 데려가더라. 둘째는 말이다. 바지와 기저귀를 벗고는 그냥 거기서 오줌을 아주 대량으로 싸놨더라. 아니 기저귀를 채워놨는데 왜 수고스럽게 그걸 벗고 장난감, 매트 위에다가 이걸 저지르냐고. 충격적인 건 둘째 치고, 이러면 앞으로 얘네들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마당.. 더보기 반가운 소식 대학 와서 알게 된 이 고등학교 선배는 정말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공부는 당연히 잘 했을 테고, 외모도 남자답게 잘 생겼고, 목소리도 좋다. 인품도 훌륭하다. 내가 그 실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 형이 보여준 대처는 정말 본받을만 했다. 누구나 만나서 몇 마디 말만 해봐도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다. 그 형도 나를 좋게 봐준 것 같다. 난 특별히 그 형이 잘 되길 바란 적은 없다. 당연히 잘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우리는 다 직장인이 되었고 가끔씩 얼굴도 보고 지내다가 난 미국으로 왔다. 그런지 얼마 안되어서 난 그 형이 다니는 회사의 사세가 기운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급기야 상장폐지까지 된 것이다. 회사가 그 모양이 되었는데 거기 구성원들이 잘 지내고 있을 리가 없잖은가? 걱정도 좀.. 더보기 미국에서 Private Financial Advisor 만나기 Chase에 saving account를 열러 갔다. 아무래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고객은 아무도 없고 직원들만 드문 드문 서 있는게 분위기가 좀 그렇더라. 아무리 간단해도 계좌를 여는 거라 banker를 만나라 그러대. 기다리는 사람은 당연히 없으니까 바로 만났지. 얘야 뭐 나한테 계좌 열어주는 것 말고도 상품 팔면 좋으니까 이것저것 물어보더라. 아무래도 내 급여가 direct deposit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내 수입은 당연히 알고 있을테고. 주로 내가 저축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결국 이걸 도와줄 사람을 만나보지 않겠냐고 하더라. 난 파이낸스를 전공했고, 현재 금융산업에서 구르고 있어서 내 스스로 알아서 한다고 했다. 그래도 누구를 만나서 해가 될 건 없으니 만나볼 의향은 있다고.. 더보기 학군과 내 인생 내년 봄 정도에 서버브로 이사가려고 여러 동네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학군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평가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레이팅을 매길 수가 없고, 돌아다니는 레이팅도 정확하지 않단다. 제대로 평가가 되는 것은 고등학교라고 하네. 따라서 학군을 볼 때도 고등학교를 보게 된다. 가능하면 내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친구들과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게 부모 마음이겠지. 이게 내 아이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다가, 내가 조금 더 나은 학교에 다녔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을 해봤다. 우리 때도 과학고, 외국어고가 있었지만, 난 거기 가면 진짜 대학도 이공계로 가야 한다거나, 외국어만 전공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냥 인문계 고등학교에 갔.. 더보기 아마존의 한국 진출? 내 안목이 형편없긴 하지만, 아마존이 당장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 몇 해 전에 어느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의 아시아 쪽을 담당하는 고위 임원이었던 사람을 알았다. 뭐 그런 사람인 줄 알고 만났던 것은 아니고 대충 알게 됐다. 참 좋은 사람이었지. 그 분이 아마존으로 자리를 옮기며 내게 해준 말이 이거였다. "아마존이 한국에서 사업을 할 것 같진 않아. 경쟁이 too crazy잖아. 그런데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일이지." 그 분이 다시던 회사가 한국의 어느 업체를 인수한 일이 있어서 서울에서, 내 집에 멀지 않은 곳에서, 좀 머무르기도 했단다. 당시에 한국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보면 대규모 줄적자 아니면 소소한 이익만 내고 있었고 이 상황이 당분간 끝날 것 같진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 더보기 형편없는 나의 안목 쿠팡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처음 들은 것은 아마 2010년 정도 되었을 때다. 아주 친한 친구가 잘 아는 사람이 거기 파운더 중 하나더라고. 그 친구가 그 회사 이야기를 하면서 내게 이런 얘길 해줬다. "너 같은 놈이 골방에서 코딩하고 있을 때 그 사람들은 고위 공무원들을 만나고 다니며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방법을 찾고 있을 거다. 스타트업도 그렇게 해야 된다." 엔지니어 몇 명 모여서 아이디어 하나 갖고 코딩하다가 죽도 밥도 안 된 사례를 좀 알고 있어서 저 말이 맞다고는 생각했다. 그러나 얄미운 감정도 들었다. 나나 대부분의 내 친구들은 현실적으로 닿을 방법이 없는 길 아닌가. 그리고 몇 해 후에 대학 동기로부터 이 회사 이야기를 들었다. 학과 선배 하나가, 그 사람은 내 선배이기도 한데, 그 회사에 조.. 더보기 보지 않을 디즈니 실사영화 해외로 자주 나가셨던 아버지를 둔 덕에, 집에 디즈니 만화 영화가 많았다. 아버지께서 무슨 생각을 하시고 그걸 사오신 것 같진 않고, 그저 그게 미국의 비디오 가게에서 아동용으로 많이 팔리던 것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디즈니 만화영화를 접하게 됐고, 난 그들 모두를 몹시 좋아했다. 내가 중학교에 들어가자 아버지는 더이상 미국에서 비디오를 사오시지 않으셨지만 그 뒤로도 디즈니 스튜디오 작품들을 좋아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많이 본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인어공주'이지만, 가장 감동적으로 본 것은 '뮬란'이었다. 대학교에 진학한 후에 찾아본 작품인데, 나이가 더 들어서 그런지 정말 그 울림이 컸다.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비록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는 모자란 아이이긴 해도, 나의 가.. 더보기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잠시 어깨너머로 구경한 아마추어와 그걸로 밥을 먹고 사는 프로의 수준 차이는 엄청나다. 가끔 내가 프로로 뛰고 있는 동네를 아는 척 하는 아마추어를 보면 그런 걸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그 아마추어가 지가 잘 아는 줄 알고 덤비면 좆문가 되는거지. 최근에 또 이 차이를 현격하게 느낄 일이 있었다. 글이야 친구하고 둘이서 썼는데, 이 친구는 표지까지 직접 만들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보고 이 시안을 만들어서 골라보라고까지 했다.공돌이 감성의 한계인지 뭔지... 아무 말 안할란다. 마누라 왈, 책 표지를 보면 들고 싶어지는 건 고사하고 최소한 책장에 꽂혀 있어도 부끄럽지는 않아야 한다는데 이건 뭐... 그래서 어지간하면 사람 좀 쓰자고 제안했고, 결국 부크크의 표지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이용했다. 비.. 더보기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51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