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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Lake Michigan Circle Trip - Saugatuck/Holland 우리 아이들이 아직 너무 어려서 멀리 비행기 타고 여행은 안 가기로 했다. 작년 이태리에서 확실하게 교훈을 얻었지. 비행기 안에 오래 갖혀 있는 걸 못 견디는데다 그렇게 가면 차도 빌려야 되고, 카시트를 들고 가거나 거기서 또 빌려야 하니 부담이 너무 크다. 그래서 애들이 좀 크기 전까진 그냥 일리노이주 근처에서 자동차로 다닐 수 있는 데만 가기로 했다. 그럼 자동차로 어딜 가느냐? 이번 여름에는 대담하게도 Lake Michigan을 한 바퀴 돌았다. 10박 11일의 대장정이었다. 사실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은 아닌데, 애들 때문에 하루에 2시간씩만 이동을 하다보니 이래 됐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다. 아니 애들이 재밌어 했다. 이 여정의 첫번째 도시는 Saugatuck. 여긴 예전에도 가봤었다. .. 더보기
첫째의 첫 생일 파티 우리 아이가 1학년이 끝나면서 처음으로 친구들을 대대적으로 초대해서 파티를 치뤘다. 장소는 trempolin park 한 곳으로 했다. 한국 말로 하자면 퐁퐁이지. 아주 어릴 때는 뭐 이런 거 할 생각도 못 했고, 약간 더 컸을 때는 코비드 때문에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코비드 끝나고 킨더 갔을 때는 생일날 이태리에 있었지. 근데 다른 애들은 어지간하면 크게 생일 잔치를 하다보니까 우리 애도 하고 싶어했고, 뭐 드디어 올해에는 판을 벌였다. 먼저 장소부터 정해야 했는데, 우리 애한테 특별한 취미가 있다거나, 내가 다른 사람들 잘 모르는 어떤 좋은 장소를 알고 있는게 아니라서, 우리 첫째에게 다른 애들이 파티 한 곳, 그러니까 우리가 가본 무난한 곳 중에서 고르게 했다. 헌데, 이 장소가 매번 바뀌.. 더보기
여행사를 통해 본 동아시아 민족들 미국 시민권 신청을 우째 하냐 뭐 이런 궁리를 하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한국에 갔다가 제주도 다녀왔다는 사람 생각이 났다. 내가 제주도에 대해서 아는 거라봐야 20년도 더 전에 한 번 다녀왔을 뿐이고, 거기 출신 친구 하나 있고 이게 다다. 그래서 내가 별 얘기는 해줄 수 없었다. 한국에서야 어디 가서 쉬고 올 데가 많지. 동남아 가도 되고. 그래서 제주도가 동남아에 많이 비교가 되는 듯 하다. 나도 비슷한 점이 있다는 건 이해하는데, 절대 따라하면 안 될 것까지 따라간 모양이더구만. 생각해보니 나는 동남아도 딱 한 번 갔네. 신혼 여행이 태국이었으니까. 마누라가 여행사에다가 나는 한 번도 동남아에 가본 적이 없으니 좋은 인상이 남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행사가 붙여.. 더보기
희망이란 좋은 것일까? 아니면 나쁜 것일까? The Shawshank Redemption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의 포스터를 본 건 언제가 처음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고등학생이던 때였던 것 같다. 나는 이게 무슨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다. 근데 포스터에 걸린 인물들을 보면, 하나는 유약해 보이는 샌님이고 다른 하나는 노인네. 이 사람들 갖고 무슨 탈옥 액션을 보여준단 말인가. 대신 아놀드 형님의 얼굴이 박혀 있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극장으로 갔을 게다. 그 시절 난 온갖 쓰레기 같은 영화를 다 섭렵하면서도 이 영화는 보지 못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훌륭한 영화라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기회가 없었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도서관에다 이 영화를 신청했고 지난 주말에 30분씩 끊어가며 겨우 감상할 수 있었다. 좋은 영화다. 줄거리도 그렇고 만듦새.. 더보기
매미 대란 CPR에서 올해 주기성 매미가 돌아오는 해라고 엄청나게 경고를 했다. 주기성 매미는 몇 년마다 한 번 올라오는 매미를 말하는데, 당연히 한 종류가 아니다. 올해는 두 종류가 겹치기 때문에 어지간한 주기성 매미들보다 훨씬 많이 올라올 예정이라대. 뉴스에서만 이런 것도 아니고, 애들도 학교에서 매미에 대한 걸 배워오더라고. 뭔가 폭풍전야 같은 분위기였지. 그래서 어린 나무는 방충망으로 싸고 뭐 그렇게 나름 대비를 하더라. 근데 실제로 내 눈에 보이는 건 없었다. 그래서 일리노이주 남쪽에나 해당되는 일이구나 뭐 이래 여기고 있었지. 그런데 지난 토요일날 모든 게 다 달라졌다. 금요일날만 해도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는데, 토요일 새벽 조깅을 뛰는데, 뭐 진짜 뛸 수가 없었다. 길이 이 모양이었으니 말이다. 그리.. 더보기
전기 lawn mower 사용기 나는 애들 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게, 부모와 아이가 뭘 같이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애한테 좋다는 거 부모가 일방적으로 시켜봐야 의미 없다. 꼭 내가 Freakonomics에서 ‘What makes perfect parents’ 읽고 나서 이러는 게 아니라 평소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다. 애들에게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줘야 된다. 아빠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어떻게 접근하는지 등등. 이런 건 애들한테 설교 해봐야 소용 없다. 직접 같이 뭔가를 하면서 보고 배우는 거지. 근데 애들이랑 뭔가를 하는 게 만만치 않다. 일주일 내내 뼈빠지게 일하고 마누라 비위 맞추는데 진짜 내 에너지의 대부분을 다 쓰고나면 그냥 좀 쉬고 싶다. 이래서 육아를 잘 하는 건 공짜가 아닌 것이지. 그냥 아.. 더보기
스타워즈 오리지날 트릴로지 감상평 스타워즈 오리지날 시리즈는 옛날에 다 봤다. 근데 워낙 어릴 때 봐서 단편적인 장면만 기억에 남아 있었다. 누가 어떤 작품인가 물어본다면 모른다고 해야 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딱히 이 옛날 영화들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우리 둘째가 스타워즈에 미치는 바람에 어째 이들을 꺼내서 보게 됐다. 1편은 전형적인 모험 오락 영화다. 클리셰를 정직하게 따라가기 때문에 그냥 별 생각 없이 즐기면 된다. 그 클리셰들이 이 영화가 나올 때도 클리셰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아니었을 것 같기도 하고. 영웅본색을 떠올리게 되는 마지막 장면 하며. 반전 없이 쭈욱 진행되는 이야기여서 사실 특별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냥 가족용 오락 영화. 2편은 좀 다르다. 1편과는 다르게 클리셰를 하나하나 다 깨버리면서.. 더보기
톰 크루즈 형님도 힘이 빠졌어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Mission Impossible Dead Reckoning Part 1 이게 4K Bluray로 나와 있는 걸 보고는 빌려왔다. 충분히 재미는 있는데 왜 이러나 싶은 부분은 좀 있었다. 뜬금 없이 능력자 소매치기 Grace가 등장해서 Ilsa Faust를 대체해버리더라. 아니 톰 크루즈 형님 입장에서는 처음 본 소매치기일 뿐인데, 걔를 어떻게 믿고 같이 일을 하냐. 얘랑 톰 형님이 수갑을 차고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솔직히 너무 억지스럽더라. 이걸 웃어주길 바라면서 넣은 건지 그냥 멋있게 봐주길 원한건지... 안 웃긴 농담을 하는 직장 상사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냥 좀 자연스럽게 빡세고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 게 훨씬 이 시리즈의 정체성에도 어울릴텐데 말이다. 이놈의 소매치기.. 더보기
여자 농구로 본 자본주의 본고장 사람들 얼마 전에 NCAA 농구가 끝났다. 사실 나도 NBA는 예전에 좀 봤는데, 요새는 또 안 보고, 여자 농구는 관심 없다. 하물며 여자 대학 농구야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Caitlin Clark이라는 이름을 우리 첫째 아이가 알아 와서는 경기를 보고 싶다고 하는 거다. 집에 케이블도 없고, 일정도 좀 안 맞아서 라이브로는 못 보고 나중에 경기 영상을 찾아서 아이에게 보여줬다. 그런데 우리 딸내미는 어떻게 이 이름을 알고 있었는가 하면 학교 선생님이 이야기 했단다. Caitlin은 IOWA 대학에서 뛰고 있고 또 그 동네 출신이다. 아이오와주는 일리노이주 바로 옆 동네 아닌가. 마침 우리가 지난 봄 방학 때 여기 다녀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동네 사람들 중에는 아이오와주에 친척이 있거나, 거기 출신이거나, .. 더보기
남대문 안경 타운 나는 과외로 생활비를 벌어다 쓰는 가난한 대학생이었고, 조금이라도 싸게 안경을 맞춰보려고 용을 썼다. 누군가 남대문 시장에 가면 안경 싸게 할 수 있다고 알려줘서, 가본 적도 없는 남대문 시장을 용감하게 찾아갔다. 어디에 그 안경 타운이 있는지는 정확히 몰랐다. 하지만 어려워봐야 얼마나 어렵겠는가? 남대문 역인지 회현 역인지에다가 내려서 대충 들은대로 길을 찾아갔다. 그런데 내가 가는 길은 아무리 봐도 안경 타운 같지는 않았다. 그냥 사람들이 드문 드문 있는 골목길일 뿐이지 무언가를 파는 시장도 아니어 보였다. 뭐 그래도 어쩌겠는가. 여기 지나면 시장이 나오길 바라면서 계속 걸었다. 솔직히 나도 뭔가 잘못된 줄은 알았다. 그래도 너무 초행인 티를 안 내고 태연한 얼굴로 걸어가고 있었지. 천만다행으로 어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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